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의 부작용과 착한 리더 증후군

“스타트업 A사는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기 위해 ‘누구든 틀릴 수 있다(Fail Fast)’는 문화를 강조했습니다. 초기에는 팀원들이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문화가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실수에 대한 관용이 과도해졌고, 구성원들은 책임을 지거나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프로젝트 기한이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자주 발생했고, 문제를 제기하는 솔직한 피드백 문화가 사라지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성과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상의 사례로 시작해봤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은 최근 조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 결과, 고성과 팀의 핵심 요인으로 심리적 안전감이 강조된 이후, 많은 기업이 조직문화의 필수 요소로 채택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심리적 안전감이 무조건 높다고 해서 항상 긍정적인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과한 심리적 안전감의 부작용과 균형있게 관리하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1.  과도한 심리적 안전감의 부작용

심리적 안전감은 조직 내에서 누구나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그로 인해 피해나 보복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말합니다. 심리적 안전감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구성원들이 편하게 소통하며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고, 팀 내 신뢰를 높이며,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심리적 안전감이 지나치게 강조되면 성과 저하, 책임 회피, 혁신 정체라는 부정적 효과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과도한 심리적 안전감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무엇이 있을까요.

[부작용1] 편안함의 함정 : 조직의 Comfort Zone화

심리적 안전감은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강조되면 구성원들이 새로운 도전이나 높은 목표를 피하고, 성과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지며, 익숙함에 안주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조직이 Comfort Zone에 머무르게 되는 건데요.
과도한 심리적 안전감으로 Comfort Zone에 머무르게 되면 다음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첫째, 도전 의식이 부족해집니다.
사람은 편안함에 익숙해지면 벗어나기 쉽지 않습니다. 구성원들이 새로운 목표나 방식을 시도하지 않으며, 실수에 대해 학습하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둘째, 반복적인 실수 용인입니다.
실수를 학습의 기회로 삼지 못하고 반복되는 문제가 나타납니다.
실수는 값진 교훈을 제공하지만 모든 실수가 미화되서는 안됩니다.

셋째, 성과 목표가 모호해집니다.
성과 목표에 대한 명확한 기대치가 옅어지거나, 목표 달성의 압박감이 옅어져 달성률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심리적 안전감은 성과 창출을 위한 도구인데 그 자체가 목적이 되버리는 것입니다.

[부작용2] 솔직한 피드백과 건강한 갈등의 실종

안전감 속에서 지나친 배려와 부드러운 대화만을 추구할 경우 솔직한 피드백과 건강한 갈등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솔직한 피드백을 자제하는 분위기는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잃게 만듭니다. 반대 의견이 사라지고, 비판적 사고와 건설적 논의가 부족한 조직은 창의성을 잃게 됩니다. 심리적 안전감은 건강한 갈등과 솔직한 피드백을 독려하는 방향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심리적 안전감이 지나치게 강조되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첫째, 피드백 부족입니다.
구성원들이 서로에 대해 솔직하고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하지 못해, 문제가 지속되고 개선되지 못합니다.

둘째, 건강한 비판의 부족입니다.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의 의견이 제시되어야 하는데 반대 의견이 사라지면서 비판적 사고가 약화되고 건설적인 토론 문화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셋째, 의사결정의 품질 저하입니다.
심리적 안전감을 위해 모든 아이디어를 수용하거나 비판을 자제하려는 분위기 때문에 속도가 느려지거나 실행 가능성이 낮은 결정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부작용3] 착한 리더 증후군

리더가 심리적 안전감의 문화 뒤로 숨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경우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모든 구성원의 감정을 배려하며 불편한 상황을 피하려고만 할 때, 팀원들의 책임감은 약화됩니다. 이는 리더십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성과 관리와 피드백에 소극적 태도를 유도합니다. 리더는 구성원 모두를 만족시키는 대신,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기대치를 명확히 설정해야 합니다. 착한 리더십 대신 탁월한 리더십을 지향해야 합니다.

착한 리더 증후군은 다음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첫째, 구성원의 책임감이 상실됩니다.
리더가 구성원의 실수나 낮은 성과를 지적하지 않으면, 팀원들은 문제를 개선하기 보다 현재 상태에 머무르게 됩니다. 성과에 대한 책임감이 떨어져 성과 향상의 기회도 잃게 됩니다.

둘째, 리더십이 약화됩니다.
리더가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의사결정을 미루거나, 갈등상황을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문제를 방치할 경우 리더십의 신뢰도는 떨어지게 됩니다.

셋째, 성과 관리를 소홀하게 됩니다.
리더가 불편한 피드백을 회피하며 성과 관리에 소극적 태도를 보일 경우, 해당 팀원의 성과는 개선되지 않고 팀의 성과도 점차 하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2. 심리적 안전감의 균형 잡기 : 해결 방안

지나친 심리적 안전감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안전감의 오해를 바로잡고, 균형감 있게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1) 건강한 심리적 안전감의 재정의

심리적 안전감은 단순히 ‘편안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불편한 환경’이 더 적합합니다.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고 혁신하며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입니다. 서로 하고 싶은 말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에 더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 과감히 도전하고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학습하고 성장하는 문화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심리적 안전감의 목적이 편안함이 아니라, 도전과 혁신의 도구라는 것을 모두가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2)솔직한 피드백과 건설적 갈등 문화

심리적 안전감은 구성원들이 솔직한 피드백과 건강한 비판을 주고받는 환경과 결합될 때 효과를 발휘합니다. 심리적 안전감은 ‘극단적 솔직함’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구성원들이 정신적 안전감을 느끼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동료 상호 간의 솔직한 피드백과 건설적 비판을 자제해서는 안됩니다. 동료의 기분이 상할까봐 솔직하게 소통하지 못하는 조직은 발전할 수 없습니다. 솔직하게 피드백하고 건설적으로 갈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심리적 안전감이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3)철저한 성과관리 시스템 구축

실패는 필요하지만 모든 실패가 당연한 듯 여겨지는 문화가 되서는 안됩니다. 실패와 무능력은 다릅니다. 도전과 실험은 권장하지만 강력한 규칙과 성과 평가 아래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심리적 안전감이 무능력에 대한 용인이나 적당한 성과만 내도 괜찮다는 식으로 흘러가면 안됩니다. 평범함과 무능력을 눈감아줄 때 구성원도 조직도 정체될 수 밖에 없습니다. 철저한 성과관리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구축할 때 심리적 안전감이 힘을 받을 수 있습니다.

4)착한 리더가 아닌 탁월한 리더

착한 리더가 있는 조직은 분위기가 좋고 편합니다. 하지만 구성원의 성장이 정체되고 탁월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더십의 핵심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거나 인기를 얻기 위해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팀원을 성장시키고 목표를 달성해 조직 성과에 기여하는 것이 리더가 해야 할 본질적 역할입니다. 리더는 심리적 안전감과 책임감을 조화롭게 결합시켜, 구성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명확한 목표와 책임 의식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나는 팀의 성장을 위해 심리적 안전감과 책임감을 균형 있게 조율하고 있는가?”
리더가 지속적으로 물어야 할 질문입니다.

심리적 안전감은 고성과 조직의 필수 요소입니다.
그러나 지나친 안전감은 구성원들을 안주하게 만들고 책임을 회피하게 하며, 성과 중심의 문화와 혁신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심리적 안전감은 도전과 혁신을 위한 도구입니다.
진정한 성과는 구성원들이 도전 의식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며, 솔직한 피드백과 건강한 갈등 속에서 학습하는 환경에서  만들어집니다.

심리적 안전감의 본질적 목적이 구성원의 성장, 조직 혁신, 성과 창출이라는 점을 명확히하고 안전감과 책임감을 조화롭게 운영할 때 조직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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